책갈피 두번째 에피소드

김동석원장의 책갈피(177) 자존감의 비밀

수리수리동술이 2011. 10. 23. 22:54

자존감

 

 부끄럽게도 우리나라는 세계 1위의 자살국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10위권의 경제력을 가지고 있고 세계 무대에서도 이제는 당당하게 그 이름을 알리고 있는 나라, 그리고 많은 나라 사람들이 부러워 할 만큼 많은 분야에서 인정을 받는 나라치고는 잘 이해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자존감이 낮은 이유라고 이야기 합니다. 지나친 경쟁 때문에 자존심은 그 누구보다 강해졌지만 스스로에 대한 절대적 가치를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자존감은 영어로 'Self-esteem'이라고 합니다. 자존심(Pride)과는 분명 다른 뜻인데 과연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요? 자존심은 국어사전에 "남에게 굽히지 않고 자기를 스스로 높이는 마음:"이라고 써 있습니다. 하지만 자존감은 나오지 않더군요. 인터넷에는 영어에 해당되는 Self-esteem을 참고해서 "자신만이 지닌 특별한 존재 가치에 대한 인식"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즉 자존감이란 자신의 존재가치와 관련이 있는 것입니다. 자존심은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우월감이나 열등감을 느끼게 되지만 자존감은 스스로의 존재의 깊이를 들여다 보며 무엇에나 누구에게나 비교나 영향을 받지 않는 자신의 존재 자체에 대한 인식인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자살율이 높은 것은 어쩜 높은 자존심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자존심이 강한 사람은 외부 환경의 자극에 따라서 때로는 우월감이나 열등감을 느끼기도 하고, 심한 비교의식에 빠지기도 합니다. 자존심이 강한 사람은 자신보다 수준 높은 사람을 만나면 비참해지고 낮은 수준을 만나면 우쭐해지며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지요. 하지만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외부 환경이나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신 존재 가치에 대한 인식 자체가 높기 때문입니다.

 

 외국에서 조사된 여러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이 자존감이란 것이 8세 전후에 형성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자존감이 강한 아이를 키우고자 하는 부모들은 무척 신경 쓰이는 때가 초등학교 저학년인 것입니다. 얼마전 우리나라의 수재들이 모이는 대학에서 연쇄로 자살하는 학생들이 나와서 사회이슈가 된 적이 있습니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위치에 선 사람들이 자살을 택한 이유가 바로 자존감의 부족 때문이라면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너무나 고민이 되는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최근 자존감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자녀 교육에 있어서 아이의 자존감을 올리기 위한 방법들에 대한 무수히 많은 책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좋은 책들 가운데 더욱 빛이나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하버드대 조세핀 교수가 직접 쓴 "우리아이 자존감의 비밀"이란 책입니다. 저자는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이자 정신건강 상담사, 대학교 내 폭력문제 전문가 등 다양한 타이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과 한국은 물론 전 세계를 다니며 자녀 교육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와 그 아이들을 상담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오랜 시간 수많은 상담, 강연 등을 통해 아이들의 내면을 건강하게 키우는 핵심이 바로 자아존중감, 즉 자존감이란 사실에 주목했고 2008년 EBS에서 방영되어 큰 반향을 일으킨 <다뮤프라임> '아이의 사생활 3부-자아존중감'편에 출연해서 한국의 엄마들에게 자존감의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자녀로 인해 힘들어 하는 엄마와 부모로 인해 불행에 빠진 아이들에게 자존감을 바로 알리고 자존감을 높이는  양육법을 전하고자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합니다. 3년간의 집필 끝에 나온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읽기 쉽다는 것에 있습니다. 다른 책이 지나치게 이론적이고 어려운 말들이 많은 반면 이 책은 아주 쉬운 상담가의 어투로 쉽고 빠르게 그 내용을 알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아이가 아닌 부모인 저의 자존감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부모가 자존감이 없다면 그것을 가까이에서 보고 자라는 아이들도 결코 자존감을 가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자존감이 아닌 자부심, 자존심, 자만심 등을 강요하고 원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하버드의 천재들이 가지고 있는 자존감에 놀랐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자존감이 다름아닌 부모의 교육에서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자존감의 첫단추를 부모가 끼워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자가 만난 행복한 하버드대 학생들의 공통된 특징이 인상적입니다.

 

- 지적 앞에서 쌩규라고 말한다

- 힘들 땐 기꺼이 도움을 청한다

- 타인의 감정과 생각을 존중한다

 

 사실 보기에 어렵지도 않지만 이런 쿨한 학생을 우리나라는 쉽게 보기 어렵다고 합니다. 보기엔 쉬워도 자존감을 잘 형성되지 않은 사람은 쉽게 나오지 않는 행동이란 것이지요.

 

 우리나라 아이들은 조사해보면 엄마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이 바로 "공부해"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하버드 대학생들은 조사 결과 가장 많이 들은 말은 "Everything is going to be OK (다 괜찮을 거야)"라고 합니다. 아이가 중요한 시험을 앞두거나 크고 작은 실패를 경험했을 때 하버드대 학생들의 부모은 주문처럼 이 말을 건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모들의 자존감 교육의 예가 여러 가지 나옵니다. 이것도 사실 별 거 아니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정말 실천은 쉽지 않을 겁니다.

 

아이와 함께하기 / 놀이를 활용해 교육하기 / 아빠의 역할 만들기 / 다양한 이벤트로 감동 주기 / 아이와 함께 공부하기 / 규칙 지키기 / 비교하지 않기

 

 물론 하버드대 학생들의 부모들이 모두 우리나라 부모보다 잘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것의 역할에서 부모가 가장 큰 비중이라면 그냥 남의 나라 얘기라고 치부해버릴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책에는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자존감 교육법을 잘 정리해 놓았습니다. 이 또한 쉽게 보여도 실천은 어렵겠지요...

 

- 아이의 장점에 집중하라

- 벌칙은 현실적이되 꼭 지킨다

- 집안의 큰 일을 결정할 때 아이의 생각을 물어라

- 화가 났을 때 평정심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라

- 아이를 놀리거나 굴욕감에 빠지게 하지 마라

- 부모도 사과할 줄 알아야 한다

-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고 그것을 존중하라

- 답을 제시하지 말고 힌트를 줘라

- 함께 책을 읽어라

- 봉사를 통해 공감을 유도하라

 

 자녀에게 자존감을 깨우치기 전에 먼저 부모 자신의 자존감을 평가해 봐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스스로 자존심만 센 부모라면 먼저 변해야 할 것입니다. 자신이 일하고 있는 직장에서의 생활을 돌아보면 어느 정도 자신의 자존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 자존감이 뛰어난 사람과 아닌 사람은 많은 면에서 차이가 납니다.

 

 

 자존감이 높은 직원  자존감이 낮은 직원
 합리성, 현실성, 직관력, 창의력, 독립성, 유연성, 관용, 협동성이 뛰어나다.  합리성, 현실성, 직관력, 창의력, 독립성, 유연성, 관용, 협동성이 부족하다.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잘 견디고 변화에 잘 적응한다.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쉽게 포기하고 무기력증에 빠지며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는다.
 실수를 해도 바로 인정하고 행동을 고친다.  실수를 하거나 상황이 어려울 때 남을 탓하고 자기 합리화를 한다. 변명과 책임전가에 능하다.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의 가치를 인정하고 그에게 호감을 갖는다.  이유 없이 적대적이거나 파괴적인 관계에 빠질 위험이 높다.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을 깎아내려 자신을 높이려 한다.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고 당당하게 표현할 줄 안다.  자신의 의견을 남이 어떻게 평가하고 반응할지 두려워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한다.

 

 당신은 어떤 사람에 가깝습니까? 당신의 모습을 아이는 닮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