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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원장의 책갈피 (132) 조직문화

수리수리동술이 2010. 9. 26. 01:52

조직문화

 

 '문화(文化)'란 말의 사전적 의미는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일정한 목적 또는 생활 이상을 실현하고자 사회 구성원에 의하여 습득, 공유, 전달되는 행동 양식이나 생활양식의 과정 과정에서 이룩하여 물질적·정신적 소득을 통틀어 이르는 . 의식주를 비롯하여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 따위를 모두 포함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 의미로 보더라도 단 시간내에 만들어질 수 없는 그리고 인위적으로 바꾸기에는 힘들고 오랜시간과 진통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조직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직이라는 작은 사회에서 만들어진 문화는 그 조직이 오랜 시간 반복된 행동방식이나 사고의 틀에 의해서 형성된 그 조직의 베어 있는 유형무형의 틀입니다. 밖에서는 잘 모르지만 안으로 일단 들어오면 자신도 모르게 터득하게 되고 익숙하게 되는 것이지요.

 

 쉽게 정리하자면 조직문화는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사고방식이나 행동양식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조직원들의 일하는 습관이고, 사람들의 행동을 가이드하는 무형의 분위기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조직은 상하관계가 철저하고 문서화 작업을 중요시합니다. 어떤 조직은 수평적이고 행동을 더 중요시 합니다. 이렇듯 조직의 문화는 이런 분위기가 장기적으로 지속되어 형성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바꾸기 어려운 조직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습니다. 조직문화를 바꾸어야 한다는 개념 뒤에는 '창조와 혁신 경영'이라는 경영의 트랜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21세기의 글로벌, 디지털 혁명은 변화하지 않고 앞서가지 않고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조적 경영이 아니면 결국 설 자리가 없어진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쫓기듯이 뭔가를 바꾸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모든 CEO들은 머리가 터질 지경입니다. 조직의 창의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조직의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즉, 창의적인 사고를 막는 문화를 바꾸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창의적 사고의 가장 큰 장애물은 '스스로 채워 놓은 족쇄(self-imposed constraints)'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사고의 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직의 생활에서도 익숙해진 업무의 시간 외에 특별히 '다른' 시간을 요구받거나 변화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는 이상 기존의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기 싫어합니다.

 

 소비자들의 진화 속도는 엄청납니다. 서비스에 적응하는 속도와 새로운 서비스를 요구하는 것에는 정말 선구적입니다. 이런 고객을 대해야 하는 업종인 경우에는 그야말로 변화에 민감하고 늘 변해야 하는 조직이어야 합니다. 변화와 혁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조직의 문화자체가 변화에 긍정적이고 아이디어도 혁신적이어야 합니다. 이런 조직문화를 위해서 혁신적인 조직의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갖추어져야 할 시스템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이미지출처: 조선일보

                          

 첫째, 보상시스템입니다.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아도 그런 아이디어를 내 놓고 성과를 보았을 때 기여한 사람들에 대한 보상이 적절하게 주어지는 시스템이어야 합니다. 보상은 금전적인 보상, 정신적인 보상 모두 적절하게 주어져야 합니다. 기업은 기본적으로 이윤을 남겨야 하면 이윤을 추구해야 합니다. 그것은 개인도 마찬가지이며 인센티브는 이런 조직문화에 강력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둘째, 아이디어를 살리는 시스템입니다. 혁신적인 조직은 아무리 작은 생각과 행동이더라도 창의적이라면 놓쳐서는 안되는 문화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3M의 CEO를 역임한 제임스 맥너니는 "혁신은 지식에서 오지 않고 문화에서 온다"고 했습니다. 그는 "무엇이든 공유하고자 하는 개방적인 조직문화를 만들면 조직 내에 아이디어가 빠르게 흐르고 이것이 바로 혁신으로 이어진다"며 개방적이고 창의적인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이야기했습니다.

 

 셋째, 단순하고 유연한 시스템입니다. 혁신적인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조직의 구조가 유연하고 의사결정 체계가 아주 단순화되어 있습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오렌지 같은 조직이 되자"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단순한 조직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껍질하나를 벗기면 계속 껍질이 나오는 양파같은 조직보다는 한 번만 벗기면 금방 먹을 수 있는 오랜지 같은 조직이 지속적인 혁신을 위해 효율적이고 경쟁에 강하다는 겁니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더 복잡해질 수록 역설적이지만 더 단순한 조직이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넷째, 변화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시스템입니다. 변화와 혁신이 그냥 이루어질 수는 없습니다. 돈, 시간, 노력 모두 투자해야 합니다. 직원의 창의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서 과감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일에 찌들려 있는 직원에게서 변화와 혁신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인류의 역사상 위대한 발견의 상당수가 산책을 하면서 나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기업의 휴가일수가 적기로 유명합니다.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애플같은 창의적인 기업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어제 본 뉴스를 이야기하면 '늦는' 사람입니다. 문화를 바꾸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변해야 한다면 시스템을 바꾸어야 합니다. 시스템이 잘 받쳐주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변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