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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원장의 책갈피 (191) 만 원짜리 콜라

수리수리동술이 2012. 6. 19. 00:12

만 원짜리 콜라

 

큰 대형 마트의 가격 경쟁은 소비자들에게는 반가운 일입니다. 가격이 낮은 곳을 더 찾아가게 되는 것은 대형마트는 물건을 구매하는 것에 주요한 목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즉 상품(product)을 파는 곳을 찾아가는 것이지요. 반면에 백화점이나 호텔, 명품 매장 등에서 구매하는 것은 가치(value)를  함께 구매하는 것이 다르다고 하겠습니다. 상품을 구매하러 가는 곳은 물건 값이 쌀 수록 좋은 것이고 가치를 함께 구해할 때에는 가치에 따라서 더 높은 값을 줘도 아깝지 않은 것입니다. 이것은 마케팅 이론에서 볼 때 기본적인 product selling, value selling에 대한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런 비슷한 내용들의 경영 이야기는 사실 이론으로 접근하면 무척이나 지루하고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만약 고교야구 여자매니져가 피터드러커를 읽는다면>이라는 책이 다소 어렵고 지루한 경영 메니지먼트에 대해서  쉬운 소설 형식으로 풀어낸 것이라고 하면 <천 원짜리 콜라를 만 원에 파는 방법>은 일본 IBM 주식회사 소프트웨어 사업부의 시니어 마케팅 매니저인 저자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초보자들도 상품 기획과 마케팅 전략, 경영 이론을 이해하기 쉽게 소설 형식으로 쓴 경영 및 마케팅 도서입니다. 2011년 12월, 일본에서 출간 즉시 아마존 저팬의 경영학/커리어 분야, 마케팅/세일즈 분야에 1위에 오르며 4개월여 만에 15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입니다.


<천 원짜리 콜라를 만 원에 파는 방법>은 새로운 상품을 기획하게 된 여주인공, 그녀의 멘토와 경쟁사의 라이벌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여 경영 이론을 하나씩 설명하고 있습니다. 경영 및 마케팅 이론은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 책 한 권으로 기업 경영과 상품 기획에 필요한 MBA 이론을 어느 정도는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으로 쉽게 배우는 MBA 경영 전략!
천방지축 여사원 미야마에 쿠미, 초보 상품 플래너에서 경영 전략의 고수가 되다!


미모의 여주인공, 미야마에 쿠미는 회계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인 ‘고마자와상회’의 영업사원으로 입사해서 10년 동안 현장에서 뛰며 고객의 요구는 무엇이든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에 빠져 있습니다. 쿠미는 회사의 쓰레기 같은 상품을 제대로 된 상품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로 상품기획부로 전근을 옵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상품기획부의 터줏대감인 요다 마코토가 주도하는 스터디 모임에서 혼쭐이 나면서 자존심이 상한 쿠미는 제대로 된 상품 기획안을 제출하겠다고 호언장담하지요. 그러나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쿠미는 과연 제대로 된 상품 기획을 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은 요다 마코토가 쿠미를 지도하는 과정을 통해 고객 지향적 사업, 마켓 챌린저와 마켓 리더, 밸류 프로포지션과 블루오션, 밸류 셀링, 이노베이터 이론과 캐즘 이론 등 중요한 경영 및 마케팅 이론을 실제 사례를 들어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고객 중심주의로의 회귀란 무엇인가?

이 책의 테마는 ‘고객 중심주의로의 회귀’입니다. 저자는 기업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고객 절대주의’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고객 절대주의란 ‘고객의 요구를 무조건적으로 들어주는 태도’입니다. 이에 비해 ‘고객 중심주의’란 ‘고객에게 자신들만의 가치를 철저하게 분석해서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미국 철도회사가 쇠퇴한 이유를 예로 들어 고객 중심주의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철도가 쇠퇴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철도 이용자가 차나 버스, 비행기 등의 다른 운송수단을 이용해도 철도회사 사람들이 개의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원인은 철도회사의 사고방식에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사업을 ‘운송사업’이 아닌 ‘철도사업’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 때문에 자신들의 손님이 버스를 이용해도 ‘우리는 철도회사니까 상관없어.’라고 무사안일하게 생각했던 것이지요.

고객 중심주의는 반드시 고객이 말하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니다!
커스텀 마이오피아에서 탈출하라!


미야마에 쿠미는 처음에는 고객이 말하는 것은 무엇이든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쿠미의 모습은 ‘커스텀 마이오피아’(customer myopia)에 빠져 있는 기업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커스텀 마이오피아란 눈앞의 고객이 말하는 것만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대응한 결과, 정작 고객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시키지 못하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고객이 떠나 버리는 상태를 말합니다.

쿠미는 요다로부터 다양한 이론들을 배워나가면서 진정한 ‘고객 중심주의’에 눈을 떠갑니다. 그 과정이 바로, ‘커스텀 마이오피아에서의 탈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탈출의 열쇠는 ‘밸류 프로포지션’을 철저히 생각함으로써 찾을 수 있습다. 밸류 프로포지션이란 고객이 바라고 있고, 다른 경쟁사들은 제공할 수 없고, 자사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말합니다. 밸류 프로포지션의 예가 바로 자일리톨 껌입니다. 서로 경쟁하고 격렬하게 싸워야 하는 레드오션과는 달리,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을 블루오션이라고 하는데, 이 새로운 넓고 파란 바다에 먼저 올라탄 것이 바로 자일리톨 성분이 함유된 껌입니다.

가격을 내리지 마라! 가치를 올려라!
할인점에서 파는 콜라와 호텔에서 파는 콜라의 차이점은 뭘까?


대부분의 기업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다른 회사와 같은 것을 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그 결과, 기업들이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가 전부 비슷해지고, 노력은 열심히 하고 있는데 그에 걸맞는 차별화가 생기지 않다보니 끝도 없는 가격 경쟁에 뛰어들어서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값을 내리게 됩니다. 이 때문에 이익이 점점 줄어들어 적자에 허덕이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저자는 이렇게 원가를 내려서 가격 할인으로 승부하는 전략은 시장의 리더만이 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시장이 성숙 단계일 때는 가격 할인보다는 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이를 위해 저자는 할인점에서 파는 천 원짜리 콜라와 호텔에서 파는 만 원짜리 콜라를 예를 들어 설명합니다. 할인점에서 파는 것은 콜라라는 음료수입니다. 똑같은 상품을 다른 곳에서도 팔기 때문에 고객은 할인을 원합니다. 이 때문에 할인점은 철저하게 비용 삭감을 하게 됩니다. 이런 전략을 ‘프로덕트 셀링’이라고 합니다. 반면에 호텔에서 팔고 있는 것은 안락한 환경에서 최고로 맛있는 콜라를 마실 수 있다는 가치 있는 ‘경험’입니다. 다른 곳에서는 이런 경험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고객은 할인을 원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비용을 삭감할 필요도, 규모가 클 필요도 없습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철저한 서비스 향상이 요구됩니다. 이것을 ‘밸류 셀링’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고객에게 파는 것이 단순한 상품일 수도 있고 가치와 경험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상품을 공급하는 과정에서의 경험이 함께 전달되게 됩니다. 저희 치과의 경우에는 치료의 상품이 고객에게 전달될 때에는 단순한 치료 결과물 뿐 아니라 우리의 태도와 스킬에서 느껴지는 독특한 '가치'를 제공할 때 가격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