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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원장의 책갈피 (151) 오답노트

수리수리동술이 2011. 2. 19. 11:15

오답노트

 

 대학입시를 준비하던 시절 늘 끼고 다니던 노트가 있었습니다. 틀린 문제를 다시 틀리지 않기 위해서 만든 오답노트입니다. 얼마전 TV프로그램에서 전교1등, 수능 고득점자들이 어떤 비법으로 공부하는가 하는 내용을 본 적이 있습니다. 첫회를 장식한 쌍둥이 형제의 버법은 다름아닌 틀린 한 문제에서 출제자의 의도를 분석하고 연관된 파생된 다른 문제들까지 분석하는 치밀함을 가지고 있는 오답노트였습니다. 그렇게 오답노트를 정리하고 공부를 하니 시험을 잘 안볼래야 그럴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오답노트라고 하더라도 그 수준이 많이 다를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답노트는 학생 때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인생의 오답노트, 직장생활에서의 오답노트, 부부생활의 오답노트, 부모자식간의 오답노트 등 많은 오답노트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반복되는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실수나 실패를 하게 됩니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지위와 명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중에 마냥 평탄한 시간을 보낸 사람은 없습니다. 다 나름대로의 실수와 실패, 절망과 좌절을 겪었던 사람들입니다. 있었던 실수와 실패를 어떻게 극복하고 다시 일어섰는가가 중요한 것입니다. 우리가 한창 나이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 직장생활에서의 실수와 실패는 그만큼 정신적으로 힘들고 또 극복하기 힘들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이겨냈을 때의 결과는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을만큼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직장생활에서 실수와 실패를 어떻게 잘 이겨내고 극복하느냐는 아주 중요한 화두가 아닐 수 없습니다.

 

 누구나 실수와 실패를 하기 싫어합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경험이 없는 것을 처음 시작할 때 완벽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일을 해 나갈 때는 수 많은 실수와 실패를 경험하게 됩니다. 어찌보면 실수와 실패를 많이 하는 사람보다 실수와 실패를 하지 않기 위해 정해진 일만 하는 수동적인 사람이 더 일을 잘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체되어있는 것은 급변하는 세상에서 퇴보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지 않는다면 퇴출되는 세상입니다. 실수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기 때문에 복지부동 움직이지 않는 사람보다는 실수와 실패를 겪으면서 성장하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직장생활에서 실수와 실패를 인정하는 문화는 그래서 중요합니다. 하지만 모든 실수와 실패를 용인하는 것 또한 위험합니다.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변화를 위한 시도에서 실패하는 것은 더 나은 결과를 위해서 더 '투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답노트없이 틀린 문제를 계속 틀리듯이 무의미하게 반복적인 업무의 실수는 용납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나태하고 태만한 결과, 관리 감독의 실수 등을 반복적으로 용인해서도 안됩니다.

 

 시스템 차원에서의 단체 오답노트와 개인 능력별 오답노트를 어떻게 조직에 활용하느냐는 무의미한 반복적인 실수와 실패를 줄이는데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똑같은 실수가 자주 일어난다면 지금까지 제대로된 오답노트를 작성하지 않은 결과일 수 있습니다. "내일은 더 나은 실수를 하자(Let's make better mistakes tomorrow)"는 트위터 본사에 꺼꾸로 걸려있는 액자가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