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두번째 에피소드

김동석원장의 책갈피 (149) 콘택트(Contact)

수리수리동술이 2011. 2. 4. 21:27

콘택트(Contact)

 

 치과 치료를 진행하는 과정이나 끝마치고 나서 환자고객이 불평을 토로하는 경우가 종종있습니다. 치료가 기대이상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거나 중간중간 치료나 응대에 대한 불만을 품고있다가 마지막에 터뜨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지막 치료비 잔금을 지불하시기 전에 네고를 한번 더 해보실 심산으로(?) 불평을 하시는 분들도 있기는 합니다. 어떤 경우가 되던지 마지막에 잘 마무리가 안되시는 분들의 특징은 저와 대화가 많이 부족했던 분들로 라포(rapport)가 잘 형성되어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환자고객과의 대화는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인격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서로 동등한 수평적인 견지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또는 문제가 발생하는 즉시 이루어져야 하는 실시간 의사소통입니다. 서로 비인격적인 마음을 가지거나 의사의 일방적인 입장이나 혹은 의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환자고객 자신의 일방적인 견지로 이야기 한다면, 그리고 시간을 놓쳐 이야기한다면 진정한 대화가 이뤄질 수 없는 것입니다.

 

 사실 환자고객과의 대화에 특별한 큰 투자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환자관리 경영 시스템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우리 병원의 모습을 어느 날 한순간에 변모시킬 필요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고객과의 접촉을 분석하고 꾸준하게 변화를 가하면 됩니다. 환자고객과의 대화에 있어서 사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는 것은 대화가 수평적, 즉 쌍방적 의사소통이 잘 안된다는 겁니다. 환자고객은 의료에 대한 지식이 많이 부족하고 우리는 환자고객에 대해서 느끼는 증상이나 의학적 소견 정도만 알 수 있을 뿐 환자고객의 진정한 속내는 빨리 알아차릴 수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시간이 요구되고 꾸준한 대화의 접촉과 점진적인 대화단계의 상승이 필요합니다. 환자고객의 내원 횟수가 늘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화단계의 상승이 없다면 환자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분명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현재 저희 병원은 깨진 유리창을 찾아내어 고치는 것의 하나로 전화응대, 콜백시스템 개선을 현재 바꾸어서 시행하고 있습니다. 환자고객과의 전화대화는 직접 만나서 이야기 하는 것과 다르게 말 한마디에 더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환자고객과 전화로 의사소통을 한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얼굴을 보지 못하고 순전히 말과 분위기에 의존하는 전화대화는 쉽게 오해와 불신을 살 수 있고 수습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이 느껴지더군요. 그리고 틀에 박힌 대화, 즉 어떤 서비스 메뉴얼에 의존하는 대화방식은 수평적인 의사소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또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전화응대에 대한 서비스 메뉴얼이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것은 신입직원들을 위한 교육용이라고 보시면 맞습니다. 하지만 그 단계를 벗어나면 서비스 메뉴얼에 의존하는 대화는 더 이상 불필요합니다. 그것을 뛰어넘지 않는 한 고객서비스만족은 절대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도 카드발급과 관련해서 모 회사와 얼마전 통화를 했는데 융통성없이 회사의 방침만 녹음기처럼 반복하는 멘트에 무척 실망했었습니다.

 

 회사가 가진 실제 자본력은 별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2009년 아마존(Amazon)에 자그만치 12억 달러에 매입된 기업이 있습니다. 1999년 창업한 자포스(Zappos)라는 미국의 온라인 쇼핑몰 기업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자포스는 창업 초기부터 기업의 모든 조직과 자원, 그리고 문화를 고객과의 대화와 공감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아마존은 이런 경영 능력을 12억 달러에 구입한 것입니다. 고객과의 대화문화를 형성하기 위해서 이 회사가 중점을 둔 것은 다름아닌 콘택트센터(Contact Center)입니다. 흔히 말하는 콜센터라고 볼 수 있지만 자포스의 콜센터는 여타 콜센터와는 좀 다릅니다. 우선 콘택트센터 직원들은 고객응대 시 준수해야 하는 매뉴얼이 없습니다. 직원이 하루에 한 명의 고객과 대화를 한 사례도 있고 심지어 고객이 자신의 쇼핑몰이 아닌 다른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것을 도와준 사례도 있습니다.

 

 

개인의 개성을 존중하는 자포스의 일터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개인적인 공간화 되어 있습니다.

자유분방한 분위기지만 그 어디보다도 엄격한 회사로도 유명합니다.

 

 자포스가 이러한 콘택트센터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은 다름아닌 기업의 문화가 그것을 자연스럽게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의 CEO인 토니 셰이(Tony Hsieh)는 1년간에 걸쳐서 직원과 함께 회사의 핵심가치를 정립했습니다. 모든 직원이 함께 고민하고 수정을 반복한 자신들만의 핵심가치는 이 회사의 기업문화의 가장 중요한 뼈대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항상 무슨 문제가 발생하게 될 때 고민하게 되는 것은 철학, 가치, 비젼... 입니다. 근본이 바로 세워져야 든든한 기업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병원이 가지고 있는 핵심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기고 고민해 봐야 할 때입니다.

 

<Zappos의 10가지 핵심가치>

 

1. Deliver WOW Through Service  (서비스를 통해 '와우'경험을 선사한다.)
2. Embrace and Drive Change (변화를 적극 수용하고 추진한다.)
3. Create Fun and A little Weirdness (재미와 약간의 희한함을 창조한다.)
4. Be Adventurous, Creative, and Open-Minded (모험정신과 독창적이며 열린 마음을 유지한다.)
5. Pursue Growth and Learning (성장과 배움을 추구한다.)
6. Build open and Honest Relationships With Communication (적극적으로 의사소통하며 솔직하고 열린 관계를 구축한다.)
7. Build a Positive Team and Family Spirit (긍정적인 팀정신과 가족정신을 조성한다.)
8. Do More with Less (좀더 적은 자원으로 좀더 많은 성과를 낸다.)
9. Be Passionate and Determined (열정적이고 결연한 태도로 임한다.)
10. Be Humble (겸손한 자세를 가진다.)

 


 이시즈카 시노부의 <아마존은 왜 최고가에 자포스를 인수했나>에서 자포스를 롤모델로 일하기 좋은 기업을 위한 5가지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답변을 할 수 있을까요?

 

<일하기 좋은 기업을 위한 5가지 질문>

 

1. 성장하기 시작한 회사, 어디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

2. 꼭 지켜야할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가?

3. 회사에 꼭 필요한 인재는 어떻게 뽑을 것인가?

4. 직원들을 어떻게 하나로 모을 것인가?

5. 계속 성장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