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과학
이 책은 우리 일상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이 얼마나 과학적으로 보이면서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상을 과학적인 사고로 볼 수 있는 안목을 제공합니다.
머리말 6
들어가기에 앞서9
1 마법의 약, 구성, 인물-왜 과학자들의 의견이 가끔 엇갈리는가 21
2 이해 당사자-어떤 쟁점에 이해가 걸린 사람들은 누구인가 65
3 결정-어떤 결정에 대한 모든 장점과 단점을 살펴보라 85
4 비교와 대비-적절한 맥락에 대안을 대입해보라 109
5 만약 ~했더라면?-인과관계와 우연의 일치를 구분하라 129
6 특수한 것과 일반적인 것-연구 결과를 얼마나 넓게 적용할 수 있는가 151
7 신기한 숫자-숫자의 마술을 꿰뚫어보라 167
8 사회의 발언권-과학과 정책 사이의 관계를 구별하라 189
9 상투적인 속임수-논리를 비켜 가려는 계략을 돌파하라225
10 퍼즐 조각 맞추기-균형 잡힌 시각을 위해 정보를 찾고 분석하는 방법 259
결론-유용한 도구 사용법 20가지 283
매일 만나는 과학 정보에 거짓말이 넘쳐난다
빈틈없는 과학적 사고로 진실을 가려내자
어느 날 신문에서 이런 기사를 봤다고 하자. “햇볕을 쬐는 것은 건강에 좋다!” 적당한 양의 햇볕은 유방암이나 대장암 등 일부 장기 암에 걸릴 확률을 줄여준다는 내용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여름 휴가철 바닷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다. 신문 기사를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여전히 이 기사를 믿지 않을 것이다. 햇볕은 피부암을 일으킨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어서다. 과연 어느 주장이 맞는 것일까? 또 이런 광고도 곧잘 눈에 띈다. “모발이 60% 더 부드러워지는 컨디셔너” 무엇보다 60% 더 부드러워진다는 말일까. 컨디셔너를 사용하기 전? 아니면 다른 값싼 제품을 사용했을 때보다?
우리 일상은 이제 과학과 떼놓으려야 떼놓을 수 없다. 뉴스에서 광고까지, 과학을 바탕에 둔 소식이 매일 넘쳐난다. 그런데 이런 소식들은 마치 ‘귓속말 전달 놀이’ 같다. 때로는 연구 결과를 보도 자료로 내는 연구소에 의해, 때로는 그 보도 자료만 참조해 기사를 쓴 기자에 의해, 그리고 제품을 더 많이 팔기 위한 광고업자에 의해, 과학적 사실은 의도가 있어서건 있지 않아서건 종종 왜곡된다.
그동안 잘못된 과학 뉴스를 다룬 책은 여럿 출간되었다. 하지만 이 책은 일반인들이 일상에서 만나는 생생한 사례를 통해, 과학 이슈를 꿰뚫어보는 과학적 사고를 길러준다는 특징이 있다. 263쪽부터 이어지는 사례 연구 중 하나를 살펴보자.
예컨대 2001년 어느 환경 단체가 발행하는 잡지에서는 제초제에 저항력을 가진 유전자 변형 농작물에 사용한 글리포세이트가 암 발병률을 크게 높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기사는 먼저 연결 관계를 뒷받침할 증거를 전혀 인용하지 않았다. 어떤 화학 물질이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증명하기란 아주 어렵다. 확실한 증거가 있다면 주요 매체에서 다뤘을 것이다.(5장 ‘인과관계와 우연의 일치’에 해당) 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제초제가 글리포세이트보다 안전하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유전자 변형 농작물을 공격하는 논리로 사용할 수 없다.(4장 ‘비교와 대비’에 해당) 심지어 기사의 바탕이 되는 논문에서는 글리포세이트에 노출된 환자와 정상인이 각각 4명과 3명이라고 보고했는데, 이는 통계적으로 너무 적은 수치다.(7장 ‘숫자의 마술’에 해당) 그리고 무엇보다 이 기사는 유기농에 호의적인 환경 단체에서 주장한 것이다.(2장 ‘이해 당사자’에 해당)
책속으로
‘해리 포터’ 시리즈 6편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에서 해리는 마법의 약에 관한 교과서 여백에 전 교과서 주인이 적어 놓은 낙서를 보고 마법의 약을 만드는 비법을 터득한다. 예를 들어 낙서에는 ‘살아 있는 죽음의 약’을 만들려면 재료들을 넣고 섞은 뒤 시계 반대 방향으로 일곱 번, 시계 방향으로 한 번 저어야 한다고 적혀 있다. 해리는 이 비법을 적용해 마법의 약을 완성한다. 한편, 해리의 똑똑한 친구 헤르미온느(Hermione)는 교과서에 적힌 지시를 그대로 정확하게 따르지만, 제대로 된 마법의 약을 만들지 못한다. 그런데 롤링(J. K. Rowling)의 마법 세계 밖에 있는 대학 실험실에서도 화학 약품을 합성하는 과정이 재료를 젓는 방법과 같은 사소한 것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을까? 놀랍게도 논문으로 발표된 어떤 화학반응(탄소 원자들 사이의 결합을 끊는 것)이 재현되지 않자, 8개월간에 걸친 지루한 조사 끝에 문제의 원인이 바로 용액을 젓는 방법에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처음에 그 화학반응을 발견한 화학자가 실험을 할 때에는 오래 사용한 교반용 막대자석에서 철이 녹아 나왔는데, 그 철이 화학반응에서 중요한 촉매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22쪽
직접 언론에 공개했다가 엉터리 연구로 드러난 최악의 사례로는 저온 핵융합을 꼽을 수 있다. 1989년 봄, 스탠리 폰스(Stanley Pons)와 마틴 플라이슈만(Martin Fleischmann)은 기자 회견을 열어 값비싼 장비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실온에서 중수소 원자를 융합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하여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태양에서 에너지가 발생하는 과정이 바로 핵융합 반응인데, 만약 지구에서 낮은 온도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면 그것은 실로 획기적인 업적이 될 것이다. 저온 핵융합 반응이 가능하다면, 값싼 비용으로 거의 무한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당연히 이 발표는 과학계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 사이에서도 큰 소동을 일으켰다. 폰스와 플라이슈만이 발표하고 난 다음 달, 미국화학회는 저온 핵융합에 관한 심포지엄을 열었다. 그 심포지엄에는 7000여 명이 참석했다. 록 콘서트에 모이는 관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과학 회의에 모인 인원치고는 엄청난 규모였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일부 과학자들이 거기에 매달려 연구를 계속하고 있긴 하지만, 가정이나 자동차에 동력을 공급해 주는 저온 핵융합 장비를 개발했다는 소식은 없으며, 가까운 장래에 그럴 가망조차 보이지 않는다. -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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