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이방인
우리는 결혼하고 나면 배우자와의 사랑을 통해
어릴 때부터 절실히 꿈꿔온 사랑을 이루고자 한다.
하지만 배우자는 결코 나의 공허를 채워주지 않는다.
또 나를 구해주고, 나를 완성시켜 주고,
나만을 바라보고 나만을 돌봐달라는
간절한 바람을 들어주지 않는다.
그게 당연한 이치인데도 우리는 때로
그에 분노하면서 배우자를 증오하게 된다.
이처럼 불가능한 것들에 대한 기대는
결혼생활에서 긴장과 다툼이 끊이지 않는 원인이 된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도
결혼 생활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남자와 여자 모두 외롭고 상처받기 쉬우며
사랑을 절실히 원한다는 면에서는 같다.
그러나 여자가 친밀함을 중요시하는 반면
남자는 자율성에 더 많은 가치를 둔다.
또 여자는 감정을 공유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하지만
남자는 그것을 반기지 않는다.
그래서 둘은 늘 부딪치고
아무리 가까워도 서로에게 낯설음을 느낀다.
서로에게 '가까운 이방인'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나쁜 소식은 부부가 서로에게 주는
상처만큼 더 깊은 상처가 이 세상에 없다는 사실이다.
좋은 소식은 부부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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