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두번째 에피소드

김동석원장의 책갈피 (170) 피터드러커

수리수리동술이 2011. 7. 8. 23:18

 피터드러커

 

 피터드러커라는 이름은 '경영'이라는 것에 한번이라도 관심을 가졌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볼 수 밖에 없었던 이름입니다. '경영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며 수 많은 경영학의 이론을 정립한 사람이니까요. 제가 쓴 책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에도 이 이름이 빠지지 않았습니다. '리더를 위한 책갈피'코너의 서비스 교육 편에 쓴 이야기가 그것입니다.

 

 

"...

현대 경영학의 발명가이자 '지식사회'의 개념을 정립한 피터드러커 교수는 지식근로자, 서비스근로자의 다양한 지침서를 저술했습니다.

...

그는 '지식근로자와 서비스근로자는 다른 사람을 가르칠 때 학습효과가 가장 높다'고 말했습니다. 즉 우리처럼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가르치겠다는 자세로 배울 때 혹은 직접 가르칠 수 있을 때 학습효과를 최대로 높일 수 있다는 말입니다.

 지속적인 지식습득을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입니다. 자신의 직업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또 더 발전시키고 싶은 열정이 있어야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선다는 겁니다. 직원들에게 무조건 배우라고 강요하기보다는 먼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

 

 사실 말이 그렇지 아무리 주옥같은 경영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더라도 현실에 적용시키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저도 나름 얻은 지식을 적용하려고 했지만 제대로 실천한 것은 거의 없는 듯 합니다. 최근에 읽은 '매니지먼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책도 읽다보면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가 여러 저서를 통해 이야기 했던 이야기들이 반복되기도 합니다. 톱매니지먼트에 대한 이야기, 특히 매니저의 역할등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는 이미 다른 곳에서도 많이 나왔던 말들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이 바로 원조더군요. 피터드러커의 이 책은 출간된지 40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좀 늦게 소개된 감이 있지만 지금 읽어도 바로 적용가능한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40년전에 썼다는 것이 놀라울 뿐입니다.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이유가 달리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그리고 미래를 예측하는 예지력 모두가 있기에 가능하지 않나 싶네요.

 

 

이 책의 목차를 한번 살펴 볼까요? 각 주제별로 무게있는 내용이 있을 수밖에 없는게 느껴지시나요? 

 

들어가는 글
프롤로그

1부 매니지먼트의 사명
매니지먼트의 역할

1장 기업의 성과
1. 기업이란 무엇인가
2. 사업이란 무엇인가
3. 사업의 목표
4. 전략 계획

2장 공적 기관의 성과
5. 다원화 사회의 도래
6. 공적 기관 부진의 원인
7. 공적 기관 성공의 조건

3장 일과 인간
8. 새로운 현실
9. 일과 노동
10. 일의 생산성
11. 사람과 노동의 매니지먼트
12. 책임과 보장
13. 사람이 최대의 자산이다

4장 사회적 책임
14. 매니지먼트와 사회
15. 사회적 영향과 사회의 문제
16. 사회적 책임의 한계
17. 기업과 정부
18. 프로페셔널의 윤리

2부 매니지먼트의 방법
매니지먼트의 필요성

5장 매니저
19. 매니저란 무엇인가
20. 매니저의 일
21. 매니지먼트 개발
22. 자기관리와 목표에 의한 매니지먼트
23. 중간 관리
24. 성과 중심의 정신

6장 매니지먼트의 기능
25. 의사결정
26. 커뮤니케이션
27. 관리
28. 경영 과학

7장 매니지먼트의 조직
29. 새로운 니즈
30. 조직의 기본 단위
31. 조직의 조건
32. 다섯 가지 조직구조
33. 조직 구조에 관한 결론

3부 매니지먼트의 전략
독일 은행 이야기

8장 톱매니지먼트
34. 톱매니지먼트의 역할
35. 톱매니지먼트의 구조
36. 성과를 낳는 이사회

9장 매니지먼트의 기술
37. 규모의 매니지먼트
38. 다각화의 매니지먼트
39. 매니지먼트의 글로벌화
40. 성장의 매니지먼트
41. 이노베이션
42. 매니지먼트의 정통성

10장 매니지먼트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에필로그
옮긴이의 글


 

이런 주옥같은 내용들이 눈에 속속 들어오는 것은 가려운 부분을 너무나 잘 긁어주는 말들이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그가 가지고 있는 고객중심의 철학과 인간중심의 마케팅은 지금 바로 '날로' 써먹어도 되는 것들이니까요. 하지만 경영이란 것이 늘 그렇지만 현실에 어떻게 적용하는 가에 대한 것은 늘 고민거리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피터드러커의 '매니지먼트'를 읽고 고민하던 중에 서점에서 수북하게 쌓여있는 '피터드러커'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목에 피터드러커가 있을 뿐 저자는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드러커를 읽는다면"이라는 길고 황당한 제목의 책... 일단 심상치 않은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한때 광적으로 심취했떤 피터드러커의 이름이 실려있는 책인데... 표지는 만화같고...영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의 만화책이라고 생각하고 집어들었는데... 왠걸 표지처럼 만화가 아니라 소설책이었습니다. 궁금증이 일어서 안읽을 수가 없었고 너무나 재미있게 읽은 하루키의 1Q84의 인기를 능가했다는 말에 더 궁금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청춘소설로의 재미도 있습니다. 고등학생들의 우정과 성취욕과 반항심리 등에 촛점을 맞추어서 읽어도 무난한 재미를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런 단순한 가벼움 속에 '피터드러커'의 '매니지먼트' 이야기가 무게감 있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전혀 억지스럽지 않고 고교야구의 매니저가 '매니지먼트'를 실행하려는 노력이 너무 예쁘고 귀엽고 대견하기 까지 합니다. 그리고 어느덧 '아, 나는 무엇을 했나?'라는 자괴감에 빠질 정도로 너무나 잘 '매니지먼트'를 실행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경영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피커드러커의 대표작인 '매니지먼트'는 그 어떤 구절을 읽어도 의미가 있는 내용입니다. 그 중 정말 핵심적인 내용을 상황에 맞게 잘 배치한 것을 보고 이와사키 나쓰미라는 작가도 다시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경영학을 전공하신 분들이나 경영과 매니지먼트를 '좀 안다'고 하시는 분들은 유치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저는 이 책의 가치는 경영학자의 눈에 맞추어져서는 안된다고 생각되네요...

 

 

 

 

일단 이 책의 내용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앞의 '매니지먼트'에 비해 소설책 답게 간결한 제목입니다.

 

프롤로그

1장 미나미, 드러커의《매니지먼트》를 만나다
2장 미나미, 야구부 매니지먼트에 첫발을 내딛다
3장 미나미, 드디어 마케팅에 돌입하다
4장 미나미, 감독의 통역이 되다
5장 미나미, 부원들의 장점을 살리다
6장 미나미, 이노베이션에 착수하다
7장 미나미, 인사 문제를 처리하다
8장 미나미, 진지함이 무엇인지 답을 찾다

에필로그

작가 후기

 

이 책은 여자야구 매니저가 자신의 직책인 '매니저'란 직함에 대한 공부를 시작으로 서점에서 맘먹고 사게된 피터드러커의 '매지니먼트'를 실제로 야구부에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시작합니다. 내용은 결국 그렇게 해서 이름없는 시골 도립 고등학교 야구부가  전국 고교야구 대항인 고시엔 대회에 진출하는 쾌거를 골자로 합니다. 어떻게 보면 뻔한 내용이지만 진행되는 것'이 결코 뻔하지는 않은 이유는 그 유명한 피터드러커의 '매니지먼트'를 실제로 적용하는 놀라운 매치때문입니다. 실제로 가장 중요한 시작인 "야구부란 무엇인가?"란 매니지먼트의 '조직에 대한 정의'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주인공이 고민한 '매니지먼트'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 자기가 하는 사업이 무엇인지를 아는 건 간단하고 뻔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철강회사는 쇠를 만들고, 철도회사는 화물과 승객을 실어 나르며, 보험회사는 화재의 위험 부담을 떠맡고, 은행은 돈을 빌려준다. 하지만 실제로는 '우리 사업은 무엇인가?'란 물음엔 대부분 대답하기 힘들다. 빤한 답이 옳은 경우는 거의 없다...."

 야구부가 야구를 하는 조직이라는 뻔한 정의는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주인공은 야구부에 대한 정의를 알기 위해서 고민을 많이 합니다. 이 때 '매니지먼트'의 많은 내용들이 소개되면서 독자도 함께 고민하게 됩니다.

"... 따라서 '우리 사업은 무엇인가?'란 물음은 기업 외부, 즉 고객과 시장의 관점에서 보아야 비로소 답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고객은 누구인가?'란 물음이야말로 기업의 사업을 정의하는 데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 '고객이 누구인가?'라는 물음은 쉬운 질문이 아니다. 답이 뻔한 질문도 아니다. 그런데도 이 질문에 대한 답에 따라 기업이 스스로를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결정된다...

 

 그러던 중 친구의 조언을 통해서 '매니지먼트'에 실려있는 다음의 내용을 다시 되새겨보게 됩니다.

"... 1930년대의 대공황 때, 수리공에서 시작해 캐딜락 사업부의 경영을 책임지기에 이른 독일 태생 티콜라스 드레이슈타트는 "우리 경쟁 상대는 바로 다이아몬드나 밍크코트다. 우리 고객이 구입하는 것은 운송 수단이 아니라 사회적 지위다"라고 말했다. 이 말이 파산 직전까지 내몰렸던 캐딜락을 구했다. 그 끔찍한 대공황 시절이었는데도 겨우 2~3년 사이에 캐딜락은 성장 사업으로 변신했다.

이 때 주인공의 머리 속에 떠오른 것은 다름아닌 "감동"이라는 단어였습니다. 고객이 야부구에 요구하는 것이 바로 "감동"이라는 것이지요. 주인공이 흥분해서 하는 말이 이렇습니다.

"... 나도 한 사람 알아. 야구부에서 감동을 원하는 고객이 있지. 그래, 그 애가 고객이었던 거야. 그리고 그 애가 원하는 것이 바로 야구부에 대한 정의였어. 야구부가 해야 할 일은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야. 야구부에 대한 정의는 '고객에게 감동을 주기 위한 조직'이었던 거야..."

 

 조직에 대한 확시란 정의가 내려지자 주인공은 마케팅과 이노베이션 등 '매니지먼트'를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기기 시작합니다.

 

 이 책은 피터드러커가 가지고 있는 사람중심의 철학을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이 피터드러커라는 다소 어렵고 진부한 내용만을 그대로 실천하고자 했다면 재미없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자산'이라는 그의 철학을 토대로 등장인물의 개개인에도 촛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가벼운 소설로 읽어도 좋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적힌 '매니지먼트'의 내용만 잘 곱씹어도 '피터드러커'를 좀 안다고 어디서 이야기하실 수 있을 겁니다. 한번 읽어보고 싶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