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서울 코엑스오디토리움에서 블루레이론칭쇼가 있었습니다. 계획에 없었지만 발길이 그쪽으로 끌리더군요. 개인적으로 영화광에 CD,DVD,Blu-ray 매니아라서...
블루레이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HD-dvd와 함께 차세대 표준 dvd의 자리를 놓고 경쟁했었습니다. 지난 1월 4일 미국 대형 영화사인 워너브라더스가 하반기부터는 블루레이로만 영화를 출시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했습니다. 워너는 얼마전까지만해도 블루레이와 HD-dvd를 모두 지원했었는데 결국 블루레이의 손을 들어준 것입니다. HD-dvd를 이끌었던 도시바 등은 넋을 잃었지요... 결국 한 달여를 버티다 도시바는 HD-dvd 생산을 중지하겠다는 발표를 하게 됩니다. 국내의 삼성과 엘지도 소니와 마찬가지로 Blu-ray를 주도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두가지를 모두 재생할 수 있는 콤보를 제일먼저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예전의 VHS와 베타 방식의 싸움에서처럼 결국에는 하나만이 남게 되는 것이 냉혹한 저장매체의 세계이지요... 여하튼 블루레이의 승리로 국내업체도 손해를 덜게 되었습니다. 이번 블루레이론칭쇼는 이런 자축의 의미와 앞으로의 발전을 기대하는 의미의 행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인터넷의 유명동호회인 DP(dvdprime)가 주최했습니다.
영화를 집에서 감상하는 재미는 저처럼 광적인 사람이 아니고서라도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느끼셨을 겁니다. 여럿이서 보는 영화와 혼자만 즐기는 영화... 모두 나름의 느낌이 있지요. 저는 뼈마디가 자주 아픈 관절염 때문에 스포츠 동호회와는 크게 인연이 없습니다. 한때는 스키와 골프를 즐기기도 했지만 이제는 관절에 무리가 안가는 수영만 하고 있지요. 그래서 저같은 사람에게는 이런 영화를 보고 dvd를 모으는 취미가 유별나게 발달하나 봅니다.ㅋㅋ
제방 한켠에는 아직도 예전의 LP와 지금도 모으고 있는 CD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제일 자주 듣던 유재하와 사이먼,가펑클의 LP는 보고 있어도 감개무량입니다. 아무리 인터넷이 발달하고 MP3가 대세이긴 해도 아직 CD를 사는 저는 유별난 옛날(?) 사람인가 봅니다.
1970년대 그러니까 제가 태어나고 초등학교를 보내던 시절에 이미 LP를 대신할 디지털오디오 포맷에 대한 논의가 시작됩니다. 소니와 필립스가 CD를 처음 제안하였고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이 한 장에 다 들어가는 직경 12cm, 650MB의 CD가 결정이 됩니다. CD는 빠른 속도로 LP를 밀어내고 시장 표준으로 자릴 잡게 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듣는 것으로 만족을 못하였고 듣고 볼 수 있는 비디오테이프와 CD의 기능이 혼합된 저장매체인 DVD로 저장매체는 진화하게 됩니다. CD의 저장공간은 일반화질로는 15분 정도밖에 담지를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전자업체들은 표준화를 논의할 'DVD 포럼'을 만들어 새로운 규격을 제정합니다. 4.7GB의 용량의 DVD에는 표준화질(SD)급 영화 한 편이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처음 DVD를 보았던 2001년이 기억납니다. 비디오테이프로 만족하던 시절에 처음 접한 그 화질은 입이 쩍 벌어질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이 영상을 모으고 싶었습니다. 영화를 모으는 것을 이해못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평생 다시 한번 볼 영화가 그 중 몇이나 되겠습니까? 자기만족을 채우는 사치스런 취미일 수도 있습니다. 처음 DVD를 구입할 때의 타이틀 가격은 그 당시 2만원을 넘었습니다. 그 때의 타이틀이 지금은 5천원의 헐값으로 할인되고 있습니다. 얼마나 지났다고... 제가 지금까지 모은 DVD 타이틀이 1500장 가까이 됩니다. 자가용 한대 값을 타이틀 값으로 치른 샘이지요... 병입니다. 하지만 '나의 소장 영화'가 주는 콜렉터들의 기분은 설명을 드려도 잘 모르실 겁니다. 그래서 끼리끼리 모이는 동호회가 필요한 것이지요...
공간이 모자라 얼마전 100여개의 타이틀의 케이스를 버렸습니다. 알맹이만 따로 모았지요... 이제 이 DVD들도 제 콜렉터의 역사 속에 묻혀버릴 지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이제 더이상 DVD를 안사고 Blu-ray를 모으기로 했거든요... 벌써 40장 가까이 타이틀이 모였습니다.
HD화질은 도대체 얼마나 사람의 눈이 간사한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실제 보이는 일상보다 세밀하게 보이는 화질은 사실감이 어쩌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실제 일상에서 사람의 피부의 모공을 발견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하지만 HD화질은 보이거든요... 하지만 Blu-ray를 넘어서는 다른 매체는 분명 나올 것입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Green-ray 정도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번 론칭쇼는 저같은 매니아들이 눈에 많이 보였습니다. DP동호회에서 활동하는 많은 사람들을 실제로 볼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 저같이 스포츠 동호회 체질이 아닌 사람들 같더군요...ㅋㅋ 생각보단 많지 않은 전시 공간이었지만 메인 행사는 오디토리움에서의 시연회였기 때문에 별 불만은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시간이 안되어서 주변만 둘러보았지만 메인 행사장에서 몇가지 시연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용된 프로젝터 장난이 아니더군요.. 소니프로젝터인데...
어디를 가나 도우미는 있더군요... 블루레이걸입니다. 지나치기 뭐해서 한 컷 찍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제 눈길을 가장 끈 것은 D-Box였습니다. 액션 영화를 볼 때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움직이는 쇼파에서의 진동이 장난 아니더군요... 가격이 내릴 때 까지 좀 기다려 보아야겠습니다.
행사가 끝나고 에반레코드점에 들렀습니다. 역시 Blu-ray 코너가 있었습니다. 지름신이 발동할까 했지만 참았습니다. 인터넷에서 구입하는 것이 더 싸니까... 여하튼 앞으로의 저장매체 행보는 저의 관심입니다. 이해가 되시나요... 이런 취미?
'풍경이 있는 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마리나 낳았어요 (0) | 2008.05.29 |
---|---|
어린이날 보내기... (0) | 2008.05.09 |
주말 나들이 (맥반석 숯불 닭갈비 집을 찾아서...) (0) | 2008.04.20 |
롯데월드 캐릭터룸 (0) | 2008.03.27 |
모교를 찾아서 (0) | 2008.0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