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원장의 책갈피 (143) 우유나 사와라
우유나 사와라
100년의 콜라전쟁에서 콜라는 코카콜라의 승리였지만 코카콜라회사는 펩시회사에 밀려 2위가 되었습니다. 웰빙 음료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를 반영하고 다변화된 사업으로의 확장으로 가능했습니다. 그 배경에는 2010년 5년연속 포춘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위로 선정었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선정한 ‘세계를 움직이는 여성 기업인 50명’ 1위에 오른 인드라 누이가 있었습니다. 인드라 누이는 인도 출신의 이민자로 1994년 펩시에 들어가 부사장이 되었고 최고 재무 관리자를 거쳐, 2006년 CEO의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이듬해 회장으로 승진한 후 만년 2위에 머무를 것 같았던 펩시를 1위로 올려 놓은 것입니다.
상고출신의 평직원으로 입사해 자신의 힘으로 당당히 경영자의 자리에 오른 IBK 기업은행 부행장 유희태님의 <포용력>에는 '행복과 성공 에너
지의 원천은 가정'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예로 펩시코의 CEO인 인드라 누이의 일화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세계적인 기업 펩시의 CEO로 지명되던 날, 집에 도착한 시간은 밤 10시가 넘어서였다. 그녀는 누구보다 어머니에게 기쁜 소식을 알리고 싶었다.
"어머니, 중요한 소식이 있어요."
"중요한 소식은 나중에 전하고 어서 우유부터 사 오도록 해라."
정말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이라고 말했지만 어머니는 단호했다. 누이는 어머니의 강경한 태도에 어쩔 수 없이 우유를 사왔지만 매우 서운했다.
"왜 꼭 바쁜 제가 우유를 사 와야 하죠? 애들 아빠나 아이들을 시켜도 되잖아요."
그러자 누이의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집에 들어올 때는 네가 밖에서 썼던 왕관을 벗어 놓고 들어오렴. 집에서 너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내이자 엄마라는 자리란다. 만약 가족에게 우유가 필요하다면 너는 언제든지 우유를 사 와야 해. 가장 강한 힘은 가족에서 나오는 거란다."
가족을 우선 생각해야 한다는 그녀의 철학은 이런 부모의 영향이 컸습니다. 인드라 누이는 가족을 사랑하는 만큼 펩시를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모든 직원들에게 자신의 가족을 충분히 돌보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일과 가정의 조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늘 이야기합니다. 가족이 행복해야 일하는 사람이 행복하고 그래야 일자리도 즐겁다는 그의 철학이 지금의 펩시를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직장의 직원이자, 누구의 아내이자 남편이고, 아이의 부모, 부모의 사랑스러운 자식들입니다. 개인의 삶과 일을 경쟁적인 구도로 대치시킨다면 조화롭지 못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기계적으로 일과 개인의 시간을 1대1로 배분하는 것이 조화는 아닙니다. 그 역할이 바뀔 때 얼마나 충실한 역할을 하느냐가 문제인 것입니다. 어떤 역할도 다른 역할을 희생시켜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뭔가 성공을 이루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과 죄책감이 든다면 그것이 과연 진정한 성공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고민해 봐야 합니다. 그 성공을 두고 "우유나 사와라"라고 말해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