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s Cafe (조인순 코디의 글)

반드시 부서지느니라

수리수리동술이 2010. 9. 9. 23:55

반드시 부서지느니라

 

옛날 어느 절의 주지스님이 성질이 불같아서

동자승들이 무척 무서워했다. 어느 날

동자승이 실수로 그릇을 하나 깨뜨렸는데

공교롭게도 주지스님이 무척 아끼던 것이었다.

동자승들 모두가 이젠 죽었구나 하고 벌벌 떨고 있을 때,

그 가운데 한 동자승이 주지의 방으로 들어갔다.

"주지스님, 한 가지 여쭤볼 것이 있습니다.

생명이 있는 것은 결국 어떻게 됩니까?"

그러자 주지스님은 대답했다.

"죽는다."

그때 동자승이 또 물었다.

"그럼 형체 있는 모든 물건들은 또 어떻게 됩니까?"

그러자 주지스님이 대답했다.

"반드시 부서지느니라."

주지의 대답을 들은 동자승은

그제야 뒤로 감추었던 손을 펴서

깨어진 그릇 조각들을 보여주었다.

주지는 이미 해버린 말이 있으므로

화는 내지 못하고 씁쓸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Cho's Cafe (조인순 코디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즐거움의 전염성  (0) 2010.09.18
찜찜한 Yes보다 시원시원한 No가 좋다   (0) 2010.09.18
하루 경영  (0) 2010.09.09
내 안의 최고를 발견하라  (0) 2010.09.06
뭐든지 10년만 해보세요  (0) 2010.09.06